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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동양철학

소학

by 번아웃 2022. 9. 30.

옛날 어린 학생들은 무엇을 배웠을까? 요즘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영어를 배우기도 하고 피아노, 태권도 등 예체능 활동을 하기도 하고, 과학적인 지식을 습득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에는 이와 달리 몸에 익히고 실천하는 예법이나 인간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도리를 배웠다. 어려서부터 몸에 익히면 성장해서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바로 소학이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선비들도 어렸을 때 소학을 필독서로 여기고 읽었다. 소학은 소자지학또는 소인지학의 줄임말로 대학이 대인지학을 뜻하는 것과 상대되는 말이다. 소인은 어린 학동을 말하고 대인은 어른을 칭하는 말이므로 소학은 어린 학생들이 배우는 책이며 대학은 어른이 배우는 책이다. 예기에 보면 고대에는 소학교가 각 지방에 설치되어 누구나 8세가 되면 소학교에 입학하여 기본예절을 배우고 인간의 도리를 의무적으로 교육받았다고 한다. 대학은 성인의 학문으로 수기와 치인에 관한 내용이 포괄되어 있지만, 소학은 곧 어린이가 익혀야 할 수기와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엮어져 있다. 따라서 소학에는 물뿌리고 청소하며, 어른에게 응대하고, 어른 앞에서 나아가고 물러나는 예절을 중심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도리인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소학은 주자가 만든 책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의 제자 유자징이 주자의 지시에 따라 여러 경전에서 어린 학생들을 교화시킬 수 있는 일상생활의 자잘한 예절과 수양을 위한 격언과 충신, 효자의 사적 등을 모아 편찬한 책이다. 따라서 소학은 내용은 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경전을 모아서 편집한 것이므로 그리 쉬운 글은 아니다. 정작 어린 학생들이 읽어야 할 내용보다 어른이 미리 알고 있어야 자녀를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이 많다. 그런 이유로 소학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읽어야 할 책이라고 보는 게 맞다. 주자는 대학을 읽기 전에 반드시 소학을 먼저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소학을 읽음으로써, 대학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초를 다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현대로 따지자면 소학은 초·중학생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고 대학은 대학의 전공 서적쯤으로 보면 될 것이다. 소학은 내편과 외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4편은 내편이고 2편이 외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학의 여러 편 중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은 입교, 명륜, 경신의 세 편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집중적으로 읽어야 할 대목은 명륜편이라고 할 수 있다. 명륜편은 한 사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모든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도리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함께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깨우쳐 주고 있기 때문이다. 소학은 전편을 통하여 유교의 효와 경을 중심으로 가정, 사회에 대한 이상적인 인간상과 아울러 수기, 치인의 군자를 육성하기 위한 계몽 및 교훈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초기부터 중요하게 다루어져 사학, 향교, 서원, 서당 등 모든 유학 교육기관에서 필수과목으로 다루어졌으며, 사대부의 제자들은 8세가 되면 유학의 초보로 배워 조선시대의 충효 사상을 중심으로 한 유교적 윤리관을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소학에서 나오는 입교 편은 성현이 사람을 교육하던 방법을 바탕으로 교육의 목적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즉, 사람이 처음 태어날 때부터 올바른 도리로 가르쳐야 그가 훗날 장성했을 때 더 큰 학문을 성취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배움의 기초를 확립한다는 의미이다. 스승이 된 이들에게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지, 또 어린이들에게는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지를 정리해 놓은 내용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다음 편으로는 명륜편이 있는데 소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명륜은 말할 것 없이 오륜을 밝히는 것으로 오륜은 한 사람이 사회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관계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 것이다. 명륜편에서는 오륜의 순서에 따라 부자 관계에서 시작하여 군신 관계, 부부관계, 붕우 관계, 장유관계에 이르기까지 어린 학생들이 지켜야 할 구체적인 행위를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오륜은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삼강오륜에서 오륜으로 처음으론 맹자가 언급한 것이고, 소학은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첫째 부자유친은 부모와 자식 간의 도리를 말하며 소학에서는 주로 자식의 도리를 언급한다. 두 번쨰의 군신유의는 군주와 신하의 관계를 언급한 것인데, 현대에는 군주의 개념이란 게 존재하지 않으므로 국가와 개인의 관계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군주와 신하, 군주와 백성의 관계를 정한 핵심은 정의를 지키는 데 있다. 현대로 말하자면 국가의 의무는 국민을 지키는 것이고 국민은 국가에 대한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세 번째는 부부유별로 남편과 아내의 관계를 규정한 부부유별의 핵심은 구별에 따른 의무에 있다. 부부관계가 이루어져야 부자 관계가 이루어지고, 나아가서 군신의 관계도 이어지기 때문에 부부관계가 원활해야 한다. 넷쨰는 장유유서이다. 연장자와 연소자의 관계를 규정한 장유유서의 핵심은 자연의 존재 방식을 인간의 관계로 규정했다. 장유의 관계는 부자의 관계와 형제의 관계를 확대한 것이다. 가정의 관계를 확대해 이웃의 연장자와 연소자로 이루어가는 것이다. 다섯째는 붕우유신인데 가장 넓은 대인관계를 규정하고 있다. 붕우는 나이가 비슷하거나 같다는 이유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누군가의 벗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유익한 벗이 되기 위한 조건을 갖추어야 하고 상대방도 그 조건을 갖추어야 성립이 되는 것이다. 이상으로 오륜을 보자면 인간관계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현대에서도 인간관계는 여전히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륜이 현대관점에서 반드시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읽어두면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신 편이 있는데 경신편은 몸가짐과 마음가짐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다. 욕망을 절제하고 몸을 깨끗이 하고 옷을 깔끔하게 입는 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에는 특히 도덕이 소홀히 되어가고 있는 경향이 크며 인간관계가 허물어져 가고 있다. 한 번쯤은 소학을 읽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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